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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몽골 농구대표 이끄는 박성근 감독… 광저우서 이뤄낸 2승은 ‘믿음의 승리’
 작성자 : 관리자 2010.12.13 10:08:34, 조회 1,774 




3초, 2초, 1초. 농구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 소리가 온 경기장 안에 울렸다. 78대 70. 상대 팔레스타인 선수들은 믿을 수 없는 듯 고개를 떨궜다. 몽골 국가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얻은 역사상 첫 번째 승리. 2006년 카타르 도하에서 전해진 첫 승리 소식은 온 몽골 국민을 환호에 빠뜨렸다. 4년 뒤 중국 광저우.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을 이긴 몽골의 상대는 북한. 이 경기를 이기면 대망의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후반전 뒷심이 부족해 결국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이때 몽골 선수들을 따뜻하게 감싸는 한 중년 남성이 있었다. 박성근(52) 감독이었다. 한국에서 호랑이 감독으로 불렸던 그는 몽골 국가대표팀 중심에 서 있었다.

홍익대부속고 농구부 시절 그는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했다. 고3 때 그는 연습 중 무릎을 크게 다쳤다. 걷기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부상이었다. 체육관 창밖을 내다보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을 때 눈앞에 빨간색 십자가가 보였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절룩거리며 교회로 향했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다음날부터 새벽기도를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감독님에게 걸리지 않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 몰래 새벽제단을 쌓았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무릎 부상을 말끔히 씻어주셨어요.”

하지만 그가 인간적 욕심을 버리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지도자로 활약하던 2000년, 2001년. 중위권으로 분류됐던 성균관대가 연이어 대학농구 패권을 차지했다. 영광스러울 것 같은 그 당시 업적에 대해 묻자 그는 회개하기 시작했다.

“선수들을 많이 때렸고 욕설도 퍼부었습니다. 1등을 하려는 제 욕심이 앞서 하나님을 믿음에도 어리석은 짓을 많이 한거죠.” 그는 항상 죄인 같은 무거운 짐을 가슴에 안고 살았다.

그는 2005년 9월, 돌연 몽골행 비행기에 올랐다. “몽골에서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 감독 초빙 제의가 왔습니다. 국가대표팀 감독은 제 농구 인생에 있어 큰 꿈이었기 때문에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때까지도 그는 자신의 욕심을 내버리지 못했다.

그런데 하나님은 몽골에서 꿈을 통해 그를 변화시켰다. “도착한 뒤 꿈을 꿨는데 황금들판에 서 있더군요. 알곡이 튼실한 벼들이 넘실넘실 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꿈은 수차례 반복됐다. 그는 “처음엔 많은 돈을 버는 꿈인가 싶었죠”라며 웃었다. 몽골 울란바토르 시내를 방문했을 때 그 꿈의 의미를 확연히 알 수 있었다. “몽골 남자들은 어디서든 농구를 합니다. 알곡은 열심히 농구하는 몽골 아이들이었던 겁니다.”

몽골 농구팀의 감독 자리는 생각보다 쉬운 자리가 아니었다. 무보수 초청 형식이라 박 감독의 다섯 가족은 경제적으로 힘든 삶을 감수해야 했다. 몽골 국민성은 농구를 가르치는 데 걸림돌이 됐다. “게으르고 움직이기 싫어하니 가장 중요한 수비가 안 되잖아요. 백전백패였습니다.”

모래알 팀을 힘겹게 이끌고 나간 첫 대회는 2005년 동아시아 선수권 대회였다. 예상을 뒤엎고 마카오에 승리를 거뒀다. 몽골 역사상 첫 국제대회 승리였다. 이듬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의 승리 이후 박 감독은 일약 몽골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몽골 국민 전체가 자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아! 이거구나’ 했습니다. 농구로 이 땅을 변화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더군요, 하나님이 보내주신 이 땅을 복음화하는데 일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도하에서 돌아온 그는 농구단을 만들었다. ‘할렐루야 선교 농구단.’ 불교 국가인 몽골에서 할렐루야라는 명칭이 들어간 농구단을 만들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정치인은 협박을 했고 민족주의자는 격분했다. 하지만 그는 기도의 힘으로 견뎌냈고 시간이 흐른 지금은 할렐루야 농구단 이름이 그대로 언론에 등장하곤 한다.

박 감독은 할렐루야 농구단을 통해 몽골 선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자 농구도 맡아 달라”는 제의도 받았다. “아직 ‘몽골을 떠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협박도 많이 받고, 물질적으로도 여전히 힘들지만 하나님이 저를 예비하고 이곳에 보내주신 이상 모든 문제는 형통하리라 믿습니다.”

조국현 기자 jo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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