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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몽골 유학생이 바라본 한국
 작성자 : 관리자 2011.02.24 16:44:12, 조회 1,484 

몽골에서 건너와 올해로 4년째 한국에서 유학생을 하고 있는 바그찬 굴누르씨.
몽골에서 건너와 올해로 4년째 한국에서 유학생을 하고 있는 몽골 유학생 바그찬 굴누르씨.

한국은 다정하고 친절한 나라
굴느루씨가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한국 드라마 때문이라고 한다. 평소 미국, 일본, 영국 등의 인기 드라마와 영화를 즐겼다는 그녀는 한국 드라마에서 다른 곳의 드라마와는 다른 ‘다정함’과 ‘섬세함’을 느낄 수 있었다.

“미국 드라마의 스케일이 커서, 일본 드라마는 추리소설 같은 드라마가 많아 흥미로웠어요. 그러다 한국 드라마 ‘겨울 연가’를 봤는데, 아름다운 풍경과 로맨틱한 내용에 푹 빠졌어요. 그때부터 한국 드라마에 빠졌는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 역경을 딛고 꿈을 이루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어요. 한국 사람들의 다정한 말투와 로맨틱한 내용들도 재미있었고요. 힘들 때마다 한국 드라마를 보며 힘을 얻었고, 한국 유학을 결심했어요.”

2008년 3월 그녀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땐, ‘안녕하세요’ 인사말이 그녀가 아는 전부였다. 영어, 러시아, 카자흐스탄, 몽골어 등 4개 국어를 할 수 있었던 그녀는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통역 등 다양한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만났고, 1년 만에 한국어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그녀는 “한국 사람들의 친절함 때문에 한국어가 더 빨리 늘었다”고 설명했다.

2008년 한국에 처음 와 한국문화체험을 한 굴누르씨의 모습. (맨 오른쪽)
2008년 한국에 처음 와 한국문화체험을 한 굴누르씨의 모습. (맨 오른쪽)

“쑥스러움이 많아서 궁금한 것이 있어도 물어보지 않고 책에서 해결하는 편이에요. 한국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물어보면 친절하게 답해주니깐 제가 자꾸 질문을 만들어서라도 물어보고 싶더라고요. 수업을 들으면서, 드라마를 보면서 궁금한 것이 생길 때마다 메모지에 적어 한국 친구나 교수님에게 물어봤는데, 제가 물어본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줬습니다.”

“어딜 가나 친절한 인사에 처음엔 놀랐답니다”
그녀가 한국에 와서 가장 놀랐던 것은 사람들의 '인사 습관'이었다고 한다. 편의점, 음식점에만 가도 사람들이 처음 보는 자신에게 ‘안녕하세요’, ‘어서오세요’,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라고 인사를 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한다.

“몽골에서는 서비스업종이라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잘 안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나를 알지도 못하는데 왜 인사를 하는 거지 하고 ’당황스러웠어요. 그래도 인사를 받으니깐 기분은 좋더라고요.”

그렇게 낯선 땅 한국은 그녀에게 ‘다정하고 친절한 나라’가 돼 갔다.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학교가 넓어 강의실을 찾지 못한 경우가 여러 번이었는데, 그럴 때마다 주변 학생들이 다가와 길을 알려주고 도와줬다고 한다. 이런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는 그녀는, 이렇게 만난 이들과 친구가 됐고, 모르는 것을 물어보며 한국 생활도 적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몽골에서 유학온 바그찬 굴누르씨는 한국 음식 중 비빔밥과 된장찌개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몽골에서 유학온 바그찬 굴누르씨는 한국 음식 중 비빔밥과 된장찌개를 가장 좋아한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한국만이 가진 ‘군대’, ‘찜질방’ 문화”
그녀가 두 번째로 놀란 것은, 징병제였다고 한다. 몽골에서 남자들이 군대에 가는 것은 직업 군인이 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래서 한국 남자라면 의무적으로 군대에 다녀와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는 깜짝 놀랐고, 친구들이 불쌍했다. 하지만 군대에 다녀온 친구들이 씩씩해지고 남자다운 모습을 보이는 걸 보면서, 멋있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2년 동안 한 숙소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훈련도 받고 남자들끼리 추억도 만들고, 그래서인지 한국 남자들은 애국심이 강한 것 같아요. 또한 많은 동료들과 어려움을 같이 극복하고 돌아왔다는 것이 인상 깊기도 했고요.”

찜질방 문화 역시 한국에서만 접할 수 있는 독특한 문화였다고 한다.

“여행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한국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다녔는데요, 그때마다 친구들이 여행피로를 풀자며 찜질방에 가자고 했어요. 처음엔 왜 뜨거운 방에 들어가는지, 그러다 왜 또 차가운 방에 들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런데 직접 경험해보니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친구들과 노래도 부르고 함께 모여 TV도 보고, 계란과 미역국도 먹었죠. 재미있는 추억이랍니다. 나쁜 땀도 빼고 피로도 잘 풀리는 것 같아 요즘엔 마니아가 됐답니다.”

한국은 이제
한국은 이제 '제2의 고향'이라고 말하는 몽골 유학생 바그찬 굴누르씨.

왜 한국 사람들은 '한글'보다 '영어'를 더 좋아하나요?
그러나 그녀는 한국인들의 ‘영어사랑’을 이해하기는 힘들었다고 한다.

“한국어인 한글을 기념하는 한글날이 있잖아요. ‘한국말을 사랑하는구나’ 생각했죠. 한국어에는 형용사와 의성어, 의태어가 많아 매력적이랍니다. 예를 들어, ‘노란색’을 표현할 때 ‘샛노랗다’ ‘연노랑’ ‘진한 노랑’ 등 상황에 따라서 여러 표현을 쓸 수 있고 은율도 아름답죠. 그런데 신문이나 잡지를 볼 때마다 깜짝 놀랐어요. 제대로 된 한국어를 쓴 글이 많지 않고, 영어 표현이 많더라고요.”

외국인인 그녀가 볼 때에도 한국어를 쓸 수 있는 표현을 영어로 써 눈살을 찌푸린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요즘 거리 간판만 보면 영어권 국가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한다.

“가끔은 네온사인에 비친 영어 간판 때문에 이곳이 한국이 맞나 싶기도 해요. 친구들 중에도 말할 때 영어와 혼용해서 쓰는 친구들도 많아서 놀랐어요. 왜 그러냐고 물으니깐 ‘영어를 섞어서 쓰면 멋있어 보이지 않아?’ ‘한국어보다 가끔은 영어 표현이 더 멋있어 보여서’라고 하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저도 외국어고등학교를 다니고 영어영문학을 복수전공하면서 영어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한국어에는 영어로 표현할 수 없는 다양한 표현이 있어요.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우는데 한국 친구들은 그 매력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쉬워요.”

그녀는 미국, 독일 등 외국에 사는 친구 중에 한국어에 관심을 가지는 친구가 늘고 있다고 했다. 한국 음식과 드라마를 접하면서 자연스레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이라고 한다.

“한국 친구들이 한국어의 소중함을 느끼고 관심을 갖는다면 세계에서 사랑받는 말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보기에 한국어는 그만큼 매력적인 언어랍니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러 영어권 나라에 가듯 최근에는 우리 언어인 한글을 배우러 한국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한글보다는 외국어 간판이 눈에 띄는 경우가 많다. 종종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모두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을 줄이고, 한국어 바르게 쓰기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정책기자 박이슬 (직장인) loinya@naver.com

출처 : 다정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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