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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아버지 사랑이 퍽치기 과거를 메쳤다... 몽골출신 高2, 다시 매트에 청춘 건다
 작성자 : 관리자 2011.11.14 13:14:51, 조회 2,521 

아버지 사랑이 퍽치기 과거를 메쳤다… 몽골출신 高2, 다시 매트에 청춘 건다

(출처 : 조선일보 / 2011-11-14 03:01)

 

몽골 출신 레슬링 선수 최대원(18)군이 12일 오후 서울 청량고등학교 체육관에서 레슬링의 꿈을 심어준 양아버지 최지환(47)씨를 번쩍 들어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다. /오종찬 기자 ojc1979@chosun.com

몽골 입양아 레슬러 최대원군

한순간의 실수로 구속된 아들, 아버지는 탄원서 내며 살리기… 법원도 父情에 감동, 귀가조치


12일 오후 5시 서울 청량고 체육관. 레슬링장 문을 열자 시큼한 땀 냄새가 코를 찔렀다. 144㎡ 크기의 매트 한가운데 머리를 짧게 깎은 작은 아이가 덩치 큰 친구들을 연신 '업어치기' 기술로 쓰러뜨렸다. "더 빠르게 더 빠르게!" 감독이 소리치자 아이는 이를 악물었다.

아이는 지난 3월 '퍽치기'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몽골 출신 레슬링 선수 최대원(18·2학년)군. 그는 당시 차비가 떨어지자 몽골 친구들과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20대 행인 2명에게서 휴대폰과 현금 25만원 등을 빼앗아 달아났다.

친아빠는 몽골에서 최군이 세 살 때 탄광 사고로 숨졌다. 친엄마는 최군을 이모에게 맡기고 러시아로 떠났다. 이모가 2002년 한국에 들어와 한국인 남자와 결혼한 뒤 2006년 최군을 입양했다.

몽골의 초등학교 때 처음 배운 레슬링은 한국에서도 계속했다.

"한국말을 못해 처음엔 이방인 취급을 받았어요. 그래도 레슬링장에서는 똑같은 선수였어요. 그래서 더 매달렸죠."

그런 노력 덕분에 2007년 서울시 대회에서 우승하고, 2009년 전국소년체전 금메달을 땄다.

하지만 퍽치기 사건으로 유망주의 꿈은 흔들렸다. 최군을 위해 백방으로 뛴 것은 한국 아빠 지환(47)씨였다. 당시 지방 공사장에서 막일을 하던 지환씨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 서울의 경찰서로 달렸다. 잠시 '이 아이를 괜히 데려왔나' 하고 후회도 했지만 포승에 묶인 아들을 본 순간 마음이 싹 바뀌었다. 한국에 처음 온 날 "아브(몽골어로 아빠), 아브" 하며 품에 안겨 잠들던 모습이 떠오른 것이다.

구두 공장에서 일하던 최씨는 IMF 외환 위기로 직장과 가정을 모두 잃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그래서 뒤늦게 얻은 아들이 더 각별했다.

부자(父子)에게 레슬링은 희망이었다. 지환씨는 정부에 탄원했다.

"이 아이는 힘든 레슬링에 전부를 걸었어요. 국가대표가 돼 태극기를 달고 꼭 금메달을 딸 거예요."

결국 법무부는 2009년 특별 귀화를 허가했다.

최씨는 사건 직후에는 레슬링 선수들의 서명을 받았고 30장이 넘는 탄원서를 법원에 냈다.

법원도 부정(父情)에 감동했다. 서울가정법원 안종화 판사는 "본인과 아버지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아버지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며 '귀가 조치'했다. 지난 7일에는 가정법원장이 장학금 50만원을 줬다.

최군은 오는 30일 열리는 전국 대회를 목표로 합숙 훈련 중이다. 지난달 전국체전에서는 동메달을 따, 꺾일 듯하던 희망이 다시 살아났다.

"저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 줄 이제야 깨달았어요. 국가대표가 돼 금메달을 딸 거예요. 그게 은혜를 갚는 길이라고 믿어요."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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